일부 사람들은 아모르파티 그거 뭐 하는 파티인데 하며 사람들과 즐기고 노는 것으로 알고 있는 분들도 있는데, 사실 그렇게 알고 계신 분들도 생각보단 많습니다. 아모르파티 원어로는 Amor Fati이고 Amor의 사랑과 Fati의 운명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즉, 운명을 사랑하라, 자기애 혹은 운명애를 가져라 정도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이번 포스팅의 주제는 아모르파티 속에서 풀어야 할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입니다. 왜 그런지 알아봅시다.
아모르파티
김연자 가수님이 아모르파티라는 제목의 노래를 신나는 음악에 맞춰 즐겁게 춤까지 추며 부른 덕분에 게다가 그 노래는 대 히트를 쳤고, 사람들이 한때 오해할 만했지요. 그건 즐겁게 즐기는 파티(Party)라고 말이죠.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린 그 진정한 의미가 운명을 사랑하고 자기애를 가져라라고 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독일 철학자 니체에게서 비롯된 이 용어는 고난과 역경까지도 긍정 같은 밝음으로 승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모르파티의 노래 가사를 보면 연애는 필수 결혼은 선택이라는 대유행어 보단 그 뒤의 우리는 살아감에 있어 가슴이 뛰는 대로 하면 되고 눈물은 이별의 거품 같은 것이며 그러기에 다가올 새로운 사랑도 두렵지 않다는 말들이 더 와닿게 됩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
사실 이 문구는 90년대 중반쯤에 우연히 어느 분이 읽어 보라고 한 책에서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살펴보니 정신과 전문의인 김정일이라는 분께서 상담하면서 느꼈던 일들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만들어 출판한 것이었습니다. 구성은 연인, 부부, 비정상적인 사랑, 부모 자식 간, 친구 간, 아이를 먼저 보낸 사연 속에서 그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었는데, 그때의 나는 그 글들을 보면서 공감만 할 뿐 잘 몰랐었던 해답을, 한참이 지난 오늘에 와서야 아모르파티의 철학 속에서 알게 되었기에 여러분 삶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어느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는 어머니가 있는데, 아버지께서는 10여 년 전에 갑작스레 돌아가셨고 혼자 남은 어머니는 오랫동안 충격에 빠졌습니다. 서로 애틋한 사이는 아니었을지라도 남편이 모든 것을 맡아서 해왔었고 평생 그것을 자신은 모르지만 의지하고 살았기에 어머니의 충격은 더 했습니다.
자식들은 직장 때문에 어머니와 떨어져 살았는데 어머니는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조금씩 병이 들고 있었습니다. 그 병은 알츠하이머 바로 치매입니다. 처음에는 주변 어느 누구도 모를 정도로 심하지 않았고 본인 스스로도 잘 몰랐기에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고, 어느 날 임계점이 다다른 순간에서야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어느 자식에게나 소중한 어머니 즉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이제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평생을 함께해 온 추억과 기억 속에서 점점 멀어져 가야 합니다. 함께 꿈꾸고 느끼며 기억해야 할 미래도 이젠 더 이상 계획할 수도 나눌 수도 없게 된 겁니다. 자식들은 쉽게 받아들일 수도 없고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고 힘이 듭니다.
하지만 이때, 아로르파피가 없는 즉 자기애가 없는 사람이라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하는 이 순간에 어떨까요? 아마도, 슬픔 속에 괴로워하고 심지어 자기 일도 팽개쳐 버릴 수도 있거니와, 어쩔 줄 몰라 전전긍긍하며 안타까움에 하루하루를 보낼 것입니다.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사랑하는 부모이기에 세상 누구보다 안타까워하고 괴로워하는 것이니까요. 행여나 자신까지 망쳐버릴지도 모르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자기애가 있는 사람은 어떨까요? 아마 자신까지 나락으로 빠져 슬퍼만 하기보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로 자신의 일도 평소처럼 열심히 함과 동시에 시간이 허락되는 모든 범위 내에서 어머니의 더 이상 병이 악화되지 않게 방안을 찾고 잘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옆에서 함께하며 시간을 보낼 것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생각이나 기억과는 다른 우리의 살결, 숨결,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인식하는 본능이 어머니의 안정과 행복을 줄 수 있으니까요.
자기애가 없으면 자신을 돌볼 수 없고 그런 모습으로는 세상 어떠한 일에도 관계에도 도움도 공감도 할 수 없습니다.
연인의 사랑은 어떻겠습니까? 친구 간의 우정, 부부들은요?
진정한 자기애를 통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소중함을 생각하자
자신을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은 가장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대상에게 갈등의 순간에 함부로 대하고, 때론 역으로 자기 욕심일 수도 있고 이기심일 수도 있는 생각으로 배려하지 못하고 나와 상관없다는 식으로 아픔을 줍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듯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면 다른 이들도 그만큼 귀하다는 것을 알 것이고 그런 우리는 어떤 아픔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전 운명론자는 아닙니다. 모든 일에 운명을 탓하고 의지하는 것은 비겁한 변명이고 용기 없는 자기 합리화에 지나지 않는다 여겼기 때문입니다.
오늘 얘기한 아모르파티의 철학은 단순한 운명론적인 운명애, 이기적인 자기애를 말하는 것이 닙니다. 자신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진정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말을 상기하며 좋든 나쁘든 운명까지도 사랑하는 진정한 자신이 되어 긍정의 힘을 세상에 뿌리고 다닙시다.